날 찾아 떠난 ‘1년의 방학’… 청소년 갭이어, 만족도 높다
학업 잠시 중단하고 봉사·여행·진로탐색
입력 : 2021-02-18 03:01
김민아(가명)양은 최근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을 제대로 못 했고 올해도 가능할지 알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1년간 학교를 쉬기로 했다.
김양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청소년 갭이어(gap year) 단체 ‘꽃다운친구들’(꽃친) 덕이다. 꽃친은 ‘자기다운 걸음으로 걷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한 신나는 1년의 방학’이라는 모토로 ‘갭이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갭이어란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여행·진로탐색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는 시간을 말한다.
꽃친은 2016년 1기를 시작으로 갭이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매년 기수별 10여 가정, 지난해까지 총 49가정이 참여했다. 다음 달에는 11가정이 갭이어를 시작한다.
꽃친과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16일 서울 마포구 높은뜻광성교회에서 유튜브를 통해 ‘청소년 갭이어 종단연구 최종 보고회’를 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꽃친의 의뢰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3년간 갭이어 효과를 종단연구했다. 종단연구란 특정 기간을 두고 수차례 반복적으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강영택 우석대 교수는 갭이어로 ‘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쉼을 ‘공부를 중단한 상태’ ‘아무 일도 안 하고 빈둥거리는 상태’로 봤던 아이들이 갭이어 이후 ‘무엇을 하든 안 하든 마음이 평안한 상태’ ‘바쁘게 살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상태’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기독인에게도 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서 쉼은 안식일을 의미한다”며 “안식은 우리가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게 만들고 하나님과 예배를 잊게 하는 사회 조류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이종철 부소장은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1~4기 부모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모와 청소년은 갭이어에 참여한 이유로 각각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서’와 ‘여행과 만남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갭이어에 처음 참여할 당시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부모와 청소년 모두 ‘시간 관리’를 가장 많이 걱정했다. 각각 33.3%, 36.7%였다. 청소년은 진로에 대한 불안(33.3%)도 컸다.
꽃친은 일주일에 두 번 목공수업, 단편영화 제작, 래프팅, 여행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나머지 닷새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 자거나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를 보는 건 부모에게 큰 도전이다. 청소년들도 처음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갭이어에 참여한 청소년 60.0%는 ‘느슨한 생활이지만 나름 의미 있었다’고 했다. 갭이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만족도 조사에서 부모는 10점 만점에 평균 8.63점, 청소년은 8.28점을 줬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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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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