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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 소식

<서울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 꽃친 4기 조대원 발제

지난 금요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에서 꽃친 4기의 조대원 친구가 고등학생 대표로 발제를 했습니다!

관련 기사 : 권수정 서울시의원, ‘서울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 개최, 서울신문

 

중학교 시절 제대로 쉬고 놀 시간이 없었던 자신의 경험, 그리고 꽃친을 통해 긴 시간을 혼자 보내고 나서야 편안한 마음으로 학업과 진로에 대해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에게 휴식과 쉼, 놀이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달라'는 대원이의 목소리가 발표회장에 결연히 울려 퍼졌답니다.

 

여러분도 함께 들어주세요! :-)

 

영상 다시 보기 : https://youtu.be/vTfZuZ1KveU?t=1736

 

결연한 눈빛, 제대로 보장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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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거꾸로캠퍼스라는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조대원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왜 놀이와 쉼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함에 앞서 쉼을 가지기 이전의 저를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저는 중학교 때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우 지쳐있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수행평가를 끝내고 나면 이후 약간의 여유를 느낄 틈도 없이 다음 수행평가 준비가 시작되었고, 여러 과목의 수행평가를 하루에 여러 개씩 보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그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같은 학교 친구들 또한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보냈고,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가는 경우 또한 흔할 정도로요. 내신관리로 인한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지던 짧은 여유시간들은 거의 게임을 위해 소모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던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쓰이는 시간은 없어진 지 오래였고, 중학교를 졸업할 당시엔 자존감까지 떨어져 버린 저는 심각하게 진로를 포기하는 것을 고민하였습니다.

 

그때 아버님께서 '꽃다운 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1년 동안 학교를 쉬면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재출발하는 것은 어떠냐고.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1년간 일주일에 2일은 같은 또래 친구들과 모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나머지 5일은 자유롭게 보내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더 많은 여유시간이 주어진 만큼, 평소에 걱정만 하던 진로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1년의 쉼이 시작되고 나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거의 모든 시간을 그저 평범한 입시 교육만을 따라오다가 갑자기 많은 시간이 주어지고 나니 막상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틈만 나면 게임을 해오던 버릇 때문에 또다시 대부분의 여유시간을 게임을 하는 데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진로에 대한 걱정만 가득한 채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쉼을 가지면서 새로 만난 친구들과도 많이 친해지고, 국내 여행과 해외여행도 여러 번 다녀오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도 생겼으나, 제가 가장 중요하게 시작했던 진로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진행이 더뎠습니다.

 

그러나 1년간의 방학이 끝나가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던 작년 가을 무렵, 그때부터 저에게 변화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 시간 관리에 대한 개념조차도 희미했던 저는 이제 주어진 시간을 나누고 분배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고, 게임에 몰입해 수시로 낮과 밤이 바뀌는 저 자신을 절제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학교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나서야 그때 제가 보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실컷 쉬고 놀던 시간 끄트머리에 저는 진로를 다시 찾았고 현재 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학교에서 디자인 수업을 들으며, 오후 4시 반에 끝나는 학교에 매일 스스로 8시까지 남아 저만의 작품을 준비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제가 쉼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가치는 '능동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시도하는 일에 항상 소극적이고 망설이는 제 또래의 친구들을 학교생활을 하면서 굉장히 많이 봐 왔고 현재도 많이 봐 오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시키지 않은 일은 회피하려 하고 틈만 나면 딴짓을 하거나 놀 생각을 하죠. 무언가를 스스로 시도할 틈도 없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짜인 입시 위주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일반적인 고등학생의 일상에는 '능동성'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나아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는 '능동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스스로 분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이 좋았던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입시경쟁과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진로를 생각하기는커녕 지친 몸을 쉬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일상을 계속 보냈다면 지금쯤 진로를 포기한 상태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시간도 부족하지만, 청소년들이 놀 수 있는 환경 요건 또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친구들과 모여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갈 수 있는 곳은 피시방과 노래방이 전부입니다. 게다가 성적순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입시제도에서 뒤처지면 안된다는 압박감에 여가가 생겨도 편히 놀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이런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희망하던 진로와 그나마 하던 공부까지 손에 놓아버린 친구도 보았습니다. 한번 이 상태에 빠지면 공부는 공부대로 뒤쳐지고, 꿈도 점점 잃어가며,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져 더욱 소극적이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 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쉼과 여가와 놀이의 권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과 성적 줄 세우기로 경쟁을 유도하며, 단순히 시험점수만으로 그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는 분위기 속에서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청소년은 없습니다. 청소년들은 놀 시간에도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우리에게 큰 걸림돌입니다.

 

제대로 보장해주십시오. 쉼을 얻고 여가를 즐기며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친구들을 돌려주십시오. 자신의 존재 의의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휴식과 쉼 놀이는 모든 학생의 권리입니다.

 

이상으로 저의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