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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 소식

<꽃친 1년, 인생에 무엇을 남기는가> 연구보고회 현장 #2

그럼 본격적으로 지난 1년 간 진행된 생애사 연구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1기 2명, 2기 2명 이렇게 총 4명의 꽃치너들과 그 부모님을 6개월마다 만나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3기도 2명 연구를 할 예정이지만 아직 꽃친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제외했다고 해요. 

생애사 연구는 생애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 친구들의 개인별 생애가 어땠는지 요약하고 꽃친 전후로 친구들의 생애 주제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해주셨습니다. 4명의 친구들은 생애 맥락이 최대한 다양하도록 선정했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상황의 친구들에게 꽃친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고 싶어서이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각 친구들의 개별 주제보다는 공통 주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해요. 

 


1) 자아의 발견 혹은 성장

친구들은 공통적으로 1년의 쉼 동안 자아를 발견하고 자기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클래식 전공보다 재즈 전공이 더 잘 맞는다던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쾌활함, 순진함, 진실함 등의 가치를 주눅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펼쳐 보일 수 있었다든지요. 도대체 무엇이 친구들에게 자아의 발견과 성장을 이루어내도록 도운 것일까요? 연구팀에서는 다음 3가지로 요약했습니다. 

첫째, 생각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영향을 주었다.
둘째, 꽃친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의 다양성을 이해하게 된 것이 영향을 주었다.
셋째, 꽃친 교사들이 만들어 가는 믿음과 사랑의 분위기는 참여자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선택을 하게 하였다. 

2) 적성과 진로 탐색에 기여

연구 참여자 네 명 모두 꽃친 참여 중에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결정하고 나아가 진로가 자신의 행복한 삶이 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진로는 많은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과 평생동안 관심을 가지는 주제입니다. 전국 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되고 학교마다 진로 수업과 진로탐색 행사들을 개최하는 등 중등교육의 핵심 과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꽃친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어떻게 적성과 진로를 찾았다는 걸까요? 

첫째, 이 또한 쉼을 통해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갖게 된 것이 큰 요인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둘째, 생각해볼 뿐 만 아니라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들을 충분히 해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면서 자신의 적성을 알아갈 수 있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진로를 정할 때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도 쉼을 통한 성찰의 힘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적성과 진로 탐색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제가 정말 감동을 받은 부분이 있어서 여러분께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꽃친 참여자들은 자신의 진로를 단순히 미래의 하게 될 직업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진로 혹 직업은 자신이 즐겁게 일을 하면서 향유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가는 과정으로서 이해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진로는 꿈과 희망으로 이해되고, 그 꿈은 하나로 고착되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열려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미래의 직업을 얻기 위한 고통의 준비기간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기대를 갖고 수행하는 행복한 삶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진로라는 것이 어딘가 숨겨진 것을 찾아야 하는 보물 찾기 같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선택하고 노력하면서 가꾸어 가는 것이라는 꽃친의 신념이 꽃치너들에게 스며 들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새 그들의 삶의 철학으로 체화되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기뻤습니다. 

 

3) 공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꽃친을 하고 나면 공부를 더 잘하게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꽃친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스스로 필요와 재미를 느끼지 않는 학과 공부는 되도록 지양하도록 권하고 있어요. 실상은... 공부는 전혀 안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꽃치너들도 부모님들도 처음에는 뭔가 불안해서 안절부절하지만 이내 NO공부 생활에 완벽 적응 해버리죠. 꽃친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공부 습관이 다 망가진다며 걱정하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왠일? 푹 쉬고 났더니 오히려 공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생긴다고 하네요. 지식 자체는 조금 덜 주입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스스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요? 공부든 뭐든 미래를 위해 필요한 무언가를 노력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욕이 생긴다는 것은 쉼만이 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인 것 같습니다. 


4) 이런 변화는 어디서 온 걸까?

꽃다운친구들은 진정 마법인걸까요? 어떻게 이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요? 재밌는 것은 연구 참여자 모두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꽃친에서의 어떤 '활동'보다는 '쉼' 자체를 꼽았다는 것입니다. 꽃친은 의문의 한 패를 당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실 넉넉한 쉼의 시간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내면의 힘을 회복하고 미래를 개척할 힘을 얻을 것이라는 것을 꽃친은 알고 있었고 믿고 있었지요. 그러므로 이 결과는 꽃친의 의도된 한 패입니다! 

다만 꽃친도 도운 것이 있지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거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도전해보게 한 것, 그리고 아이들이 멍때림의 시간, 엉뚱한 도전을 지지하고 어떤 이야기든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제공한 것이지요. 부모님과 긴밀히 소통하며 아이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 부모님의 변화까지도 요청했다는 걸 말씀드리면 너무 꽃친 자랑이려나요? 연구팀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주신 내용이랍니다 :-) 

 

5) 꽃다운친구들은 완벽한 곳인가요? 

그럴 리가요. 이번 연구의 대상인 4명의 꽃치너들 중에 한 명은 꽃친에게 쓴소리를 해주었답니다.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이 친구는 꽃친에서 강조하는 쉼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해요.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보고도 싶었지만 꽃친에서 전달하는 방식이 충분히 않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쉼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어떻게 쉼을 누릴 수 있는 지에 대한 방법론까지도 청소년의 상황에 맞추어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해주었습니다. 깊게 새겨 들을 의견이었어요. 

 


 

{3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