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친 소식

<꽃친 1년, 인생에 무엇을 남기는가> 연구보고회 현장 #1

지난 10월 14일 월요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꽃다운친구들 종단연구 2차 중간보고회가 열렸습니다. 

이 연구는 "1년의 쉼"이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의 삶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꽃친이 나아가야 할 길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꽃다운친구들에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에 의뢰한 연구이지요. 총 36개월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 이 연구는 꽃친을 경험한 경험 청소년들의 생애사 연구가 핵심입니다. 

*생애사 연구란?
참여자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통해 교육현상이 생성된 맥락을 이해하는 질적 연구 방법이다. 생애사 연구는 기본적으로 개인이라는 창문을 통해 공적 맥락을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연구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공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내포하고 있다. [꽃다운친구들 종단연구 보고서에서 발췌]

 

이 날 보고회에는 꽃다운친구들 내부 관계자와 사전 홍보를 통해 참가 신청한 관심자들 총 6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보고회 순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꽃다운친구들 소개 영상 상영 
2. 연구 소개 - 박상진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3. 발제1 - "꽃친쌤도 해봤습니다. 1년의 쉼과 여행" _ 이예지 길잡이 교사 (꽃다운친구들)
4. 발제 2 - "쉼의 교육적 의미에 대한 생애사 연구", 꽃다운친구들 참여 청소년을 중심으로 _ 강영택 교수 (우석대학교)
5. 토론 - 이예지, 강영택, 이영진(꽃친 3기 부모), 한성준(좋은교사운동)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가 "야, 이제 방학이다!"라는 말이라며 청중들에게 공감의 웃음을 주신 박상진 교수님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의 소장님이시기도 합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숨 막히는 교육체제 속에 "쉼이 있는 교육"의 중요성을 꾸준히 역설하고 있는 연구소이기에 꽃다운친구들의 연구를 그 어느 곳 보다도 잘 수행해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발제는 꽃친과 3년 동안 울고 웃으며 동행하다가 돌연 본인도 꽃친을 하겠다며 작년 8월에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버린 무정한, 아니 용감한 예지쌤의 이야기였습니다. 여행 이야기는 진부하다며 이건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꽃친 이야기라고 말문을 여셨지만 30분 동안 모든 청중들의 마음속에 여행 뽐뿌를 제대로 불어넣으신 건 안 비밀입니다. 

꽃친의 쉼을 더 직접적으로 이해하고 싶었고, 자기도 모르게 한국 사회 속의 경쟁에 젖어버린 모습을 변화시키고 싶어서 여행을 떠났다는 예지쌤. 하지만 생각한 것처럼 처음부터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요.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여행을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의 시선과 남의 인정이 중요했던 시기를 오래 겪었다고 합니다. 

서서히 시간이 6개월을 넘어가면서, 그리고 예상했던 것과 다른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비로소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고 대신 내 눈 앞에 있는 작은 일들의 소중함을 절감하셨다고 합니다. 또 여행 중 기획했던 보부상 프로젝트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해냈을 때의 뿌듯함이 얼마나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지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이런 경험들을 통해 꽃치너들이 1년의 쉼 속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또 그 모습을 스스로 용감하게 인정하고 믿게 되는 일이 분명 일어날 것이며, 하지만 언제 일어날지 예상할 수는 없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기에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셨어요. 

아니, 꽃친의 1년 방학과 예지쌤의 1년 세계여행에 이렇게도 닮은 점이 많다니!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다음은 이번 보고회의 메인 메뉴인 연구결과 발제의 시간이었습니다. 연구 고문이신 우석대학교의 강영택 교수님이 발제를 맡아 주셨습니다. 아직 진행 중인 연구이기에 이번 발표는 중간보고이고 최종 결과를 기다려봐야 더 확실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중간보고임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내용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여러분께 그 일부를 소개합니다. 

본 발제에서는 시간 관계상 1차 보고회에서 발표된 내용은 생략하셨지만 자료집에는 이번 연구 내용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론적 배경도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한국 청소년들의 쉼 실태에 대해서 "공부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별로 없는데,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학습량은 많고 상호 경쟁이 치열하여 장시간 공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공부는 '고된 노동'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양적, 질적으로 좋은 쉼"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쉼에는 성경적 의미도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6일간 노동하고 7일 째는 쉬라는 안식 명령을 내리셨기에 쉼은 중요합니다. 또 한편으로 쉼은 극도의 생산성을 숭배하는 맘모니즘적인 현대정신에 대한 저항의 의미도 있습니다. 파라오의 시대에는 파라오의 명령에 의해 쉼이 없는 노예 노동에 동원되었다면 현대에는 모두가 자기 자신의 파라오가 되어 자기를 착취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에 반해 NO라고 외치고 쉼을 실천하는 것은 성서적, 신학적 관점에서도 옳은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쉼에는 놀라운 교육적 의미도 있습니다. 여러분, 공부를 하는 학교(School)의 헬라어 어원이 schole/skhole로 '쉼', '여가'와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어떻게 쉼이라는 단어가 학교라는 단어가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고대의 학교란 노동하지 않고 쉼과 여유를 가지고 사유하고 토론하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가(skhole)의 이해 방식도 달랐습니다. 핵심은 '일이 없음'이 아니라 '관조(contemplation)'이었다고 합니다. 관조란 사람의 긴장이나 노력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깨달음을 수용하려는 자세에 가깝습니다. "마음을 비울 때 비로소 밀려드는 존재들에 대한 인식"이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발견" 같은 것이지요. 그렇기에 교과서를 보며 지식을 달달달 외우는 교육이 아니라 사물과 세상에 대한 본질적 깨달음이라는 차원에서의 교육은 쉼의 태도가 전제되어야지만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인 것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조셉 피이퍼의 책을 인용한 연구내용에는 이러한 여가의 결과는 일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중에라도 충분히 일언라 수 있음을 얘기하면서 반대로 쉼의 양적 확보만으로 여가의 긍정적 결과가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더해서 질적인 여가, 쉼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꽃친이 추구해야 할 쉼의 질적인 측면은 아래와 같겠군요!

활동으로서의 분주한 일 ←→ 평온, 수용
고통으로서의 일 ←→ 경축, 축제
사회적 기능으로서의 일 ←→사람이 자기 존재 그 자체에 가까워지는 것

 

{2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 연구에 관련된 모든 이론적인 내용들은 블로그 작성자의 이론이 아닌 꽃다운친구들 연구보고서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부분적으로 상위 레퍼런스가 있는 내용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