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청소년 갭이어 [꽃다운친구들]

꽃다운친구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1년의 갭이어를 선택한 청소년과 그 가족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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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치너 글

꽃친의 해외여행기 ; 김한슬 편

happyyeji 2017. 1. 17. 13:30

꽃다운친구들은 2016년 가을, 오랫동안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환경과 경험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기도 하고, 곳곳에서 만나는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함께한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사진도 찍으며 우정을 쌓았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여행기는 모두 "쌤들이" 대표로 작성해서 소개했었는데요 이번 해외여행은 꽃치너들이 직접 쓴 8인 8색의 여행 후기를 통해 함께한 여행이 우리에게 어떤 기억과 흔적을 남겼는지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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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꽃친에서 마지막으로 가는 여행을 베트남과 홍콩으로 갔다. 베트남이랑 홍콩은 올해 엄마와 같이 여행을 갔었던 곳인데 다시 가게 되었다. 솔직히 다시 가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 때 갔었던 곳, 기억나는 곳을 다시 가보고, 그 때 느낌을 다시 느껴 보는 게 정말 좋았다. 1월, 5월에 갔던 베트남과 홍콩보다 얼마나, 또 어떻게 다를지, 그 지역에 뭐가 더 생기고 새로워졌을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여행지를 다 가본 게 아니었으니까. 다른 곳도 가보면 더 재미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꽃친 여행 준비기간 때 팀을 나눠서 같이 여행지를 의논할 때 내가 베트남을 밀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가본 곳이고, 다른 곳보다 좀 더 알고, 또 물가 싸고 괜찮은 여행지를 아는 곳이 별로 없어서도 있겠지만.(이 여행기는 조금 비교하면서 얘기를 할 것 같다.)

언니 믿고 베트남 가자


여행준비 하면서 별로 실감이 나질 않았다. 이 여행이 꽃친 마지막 여행이라는 것도 그렇고, 여행 간다는 것 자체가 항상 실감이 안 난다. 하여튼 여행 당일되서야 허둥지둥 짐을 다 싸고, 혼자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공항도착해보니(일찍 갔다) 생각해보니까 여권을 안 가져왔었다...... 아침부터 엄마한테 혼이 나고 여행가기 전부터 해프닝을 만들고 다낭행 비행기를 탔다. 다낭에 도착하고 바로 내렸을 때 느낌은 솔직히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좀 덥고, 습하고, 게다가 비행기까지 엄청 흔들리는 바람에(인생 비행기 타본 것 중에 제일 많이 흔들렸다) 두통이 너무 심했다. 겨울에 왔을 때 보다 더 덥고 습하고 베트남 특유의 냄새랑! (이런 거 잘 못 느끼는 사람들 좀 있다.) 

숙소 도착하고 바로 내렸을 때 방에 들어가 침대를 고르는데 가위바위보를 했다. 가위바위보 이긴 순서대로 침대를 골랐는데 모두 각자 자기가 쓰고 싶어하는 침대가 골라졌다.

"모두가 행복해" (내가 이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말 되게 좋아한다! 예지쌤한테 칭찬받았다!)

내 생각에 베트남/홍콩으로 나눠서 생각하자면 베트남의 하이라이트는 아시아 파크였다. 놀이공원 간다는 기대 조금이랑 싼 입장료 이득 조금이랑 같이 입장해서 돌아다니며 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진짜 없었다. 아니 그냥 없었다. 마치 우리가 놀이공원 하나를 통째로 전세내서 노는 것 같았다! 비가 오다가 말다가 했는데 롤러코스터 첫 번째로 탔을 때에는 비가 엄청 많이 와서 타면서 홀딱 젖으면서 타다가 두 번째 탈 때는 비가 그쳐서 타면서 다 마르고 이런 식이었다. 되게 웃겼다. 생각해보니 언제 우리가 내가 그렇게 놀이공원에서 놀겠나 싶다. 하하 

베트남의 하이라이트인 아시아파크의 하이라이트는 이름은 생각이 안 나는데 어떤 놀이기구였다. 2명이서 탈 수 있는 자동차(?) 모양의 좌석에 옆에는 접었다가 펴지는 천막 같은 것이 달려 있고 동그랗게 계속 도는 놀이기구였다. 원심력 때문에 안쪽에 탄 사람이 밖으로 계속 밀려났다. 그래서 바깥 쪽에 탄 사람은 매우 괴로운 놀이기구였다. 처음 탈 때 조금 시시(?) 해보여서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한번 탈까? "한번 타줘 볼까??" 하고 탔는데 타고나서 너무 재밌어서 계속 한 3번은 더 탔던 것 같다. 솔직히 놀이기구가 재밌다기 보다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 밀리고 깔리고 날리고 웃고 버티고 밀고 이런 것도 재밌고, 진짜 바깥 쪽에 타면 고통스럽다...... 정신을 놓게 되었다는 소감......또 타고나서 얘기 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이번여행에서 자주 느낀게 대화가 정말 즐겁다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예를 들어 놀이기구를 타고 운동을 하고 하는 것도 재밌지만 같이 얘기하고 떠들고 공감 하는게 훨씬 재밌고 기억에 남는다. 역시 사람은 말을 하면서 살아야한다.


저번에 베트남을 다녀 왔을 때 사람들이 "쌀국수 많이 먹었겠네??" 하면 "아니, 별로 안 먹었어" 했는데 이번여행은 달랐다. 쌀국수 많이 먹었다. 특히 '미꽝'이라는 쌀국수를 많이 먹었다 전에 왔을 때 는 못 봤던 것 같은데 되게 많이 먹었다. 신기하다! 전에 엄마와 갔을 때 는 볶음국수, 볶음밥 이런걸 많이 먹었는데 이번엔 그런걸 한 번도 못 먹고 새로운 걸 많이 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지음식 선택을 내가 잘 못했다. 내가 고르는 음식들마다 너무 별로여서 맨날 남겼던 것 같다. 내가 원래 음식 되게 잘 고르는 사람인데 좀 당황했다..... 고기 비린내를 잘 못 잡는 나라인 것 같다......아니 이렇게 편견적으로 말하면 안된다. 그냥 내가 메뉴 선택을 잘 못 한 걸로...하하

그래서 베트남 에서는 그렇게 많이 안 먹어서 나름대로 만족을 하고 있었는데 홍콩에서 딤섬을 너무 많이 먹었다. 나는 딤섬 맛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은 별로였다고 했다. 서로 별로였다고 말하는데 많이 먹은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진짜 인생국수 미꽝!!


올해는 태어나서 한 해 동안 놀이공원을 가장 많이 갔었던 한해이다. 베트남 아시아파크를 가고 나서 홍콩에서는 디즈니랜드를 갔는데 말로만 듣던 디즈니랜드!를 가다니 신기했다 디즈니랜드로 가는 전철도 신기했고(우리나라랑 비슷하고 디즈니랜드를 가는 열차가 디즈니 캐릭터로 꾸며져 있었다.)   디즈니랜드 안에 꾸며진 것도 다 신기했다. 진짜 잘 꾸며놨다. 토이스토리, 프린세스, 스타워즈등등 구역을 컨셉에 맞게 꾸며놨는데 어릴 때 보던 디즈니 만화도 생각나고 그랬다.

그런데 우선 너~무 더웠다. 너무 더워서 초반에 약간 짜증이 났는데 디즈니 퍼레이드도 보고 사진도 많이 찍고 좀 어두워지고 나니까 재미있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타지는 못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 줄 서면서 진짜 많이 웃었던 것 같다. 토이스토리 구역에 미니자이로드롭(?) 같은 토이스토리 군인 장난감이 낙하산타고 내려오는 모양의 놀이기구가 있었는데 줄이 조금 길었다. 그래서 우리가 줄을 서면서 기다리는 동안 게임도 하고 가위바위보 딱밤 맞기도 하면서 있는데 벽 쪽에 그 군인 장난감이 손을 동그랗게 내밀고 있는 군인 장난감 동상이 있었는데 지우가 보더니 같이 사진 찍으면 재밌겠다고 하면서 장난감 손에 핸드폰을 껴보다가 안되니까 셀카봉을 꺼내서 끼우고 사진을 찍었는데 진짜 그 때 상황이 너무 웃겼다. 진짜 웃다가 숨이 너무 차서 소리를 너무 질렀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시끄러웠던 것 같다. 조금 작게 웃을걸 그랬다. 근데 같이 줄 서고 있는 외국인들도 다 쳐다보고 웃고, 그랬다.★글로벌또라이★ 우리가 어디를 가던지 떠들고 웃고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민폐(?) 였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중국 사람들 너무 시끄럽고 말소리도 크고 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딱 그런 애들이니까...... 역시 함부로 생각하면 안 된다..하하 그때 베트남과 홍콩에서 우리 근처에 계셨던 분들이 우리가 민폐 되고 짜증나는 애들이 아니라 좀 유쾌한 애들이구나 생각 했으면 좋겠다! 

얘네가 바로 그 '좀 유쾌한' 애들..


베트남에서 하이라이트가 아시아 파크였다면 홍콩은 '대화'였다. 일요일 날 교회를 갔다가 딤섬식당에서 처음으로 나나언니 친구들에게 말을 걸었던 것을 시작으로 쭉 나나, 조리스, 미쉘..여러 언니들이랑 중국어로 얘기했다. 처음에 '중국어로 말해봐야지!' 하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짜 떨렸다. 항상 누군가에게 새롭게 말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면 엄청 떨리는 것 같다. 말을 걸어야하는 상황에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 막 두그두근 대고 무대서는 느낌이랑 똑같다. (어? 그러면 이 상황에서의 긴장감을 줄이면 무대공포증 극뽁???) 어쨋든 처음 용기내서 말을 하다 보니 계속 말하게 되고 많이 하게 되고, 자연스러워졌다. 언니들도 내가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도 신기해 해주고(?) 엄청 친절하게 얘기해줬다. 여행 다녀와서 여러 번 얘기 했지만 외국어로 남들과 대화하는 것이 너무, 진짜 재미있다. 내가 외국어로 대화가 가능하구나 용기도

생기고 자부심도 생기고 다음에 이런 기회가 생기면 더 먼저 다가갈 수 있게된 것 같다.(여담인데 그래서 그 뒤로 춤학원 중국인 언니랑 친해지고 홍콩 아미 언니들이랑 도 친해졌다.) 아! 그리고 의영이한테 칭찬받았다! 켈켈켈켈ㄹㄹㅋ켘ㄹㅋㅋ 

그리고 지현이랑 얘기를 진짜 많이 했는데 평소와 같이 많이 얘기했지만 좀 다르게 했다. 영어로 대화를 많이 했는데 한국에서 "이제부터 영어로 얘기하자" 이러면 아무 말이 없었는데 외국 여행가니까 그런지 몰라도 영어로 얘기를 했는데 진짜 잘되었다. 지현이가 편해서 내가 영어로 아무 말이나 해도 안 민망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지현이가 말하는데 자연스럽게 나오는 영국 영어가 너무 멋있어서 심장이 좀 아팠다......

베트남에서 아시아파크 갔을 때 되게 대화가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또 빈 마트 갔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내내 영어로만! 얘기 했는데 좋았다! 또 할로윈 파티 때 외국인들이랑 얘기할때도! 하하

뭐든지 자신감인 것 같다. 처음 시도할 때 망설여지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서 시도를 하면 대부분 일이 잘된다. 그 처음이 어렵지만 말이다. 

단짝이 된 한슬이와 미쉘언니(왼쪽)


그리고 한국으로 귀국을 하기 전 꽃친 역사에 되게 길이 남을 대화시간이 있었는데, 홍콩숙소에서 다같이 라운지에 둘러앉아 우리가 서로 따로 다니는 것과, 조금 어색한 분위기 등등 서로 관계에 관한 문제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 처음 얘기를 하기 전에 되게 뭔가 공기에 스모그가 끼고 답답하고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채윤이를 스타트로 서로서로 말을 시작했다. 점점 오해가 풀리고 살짝 울컥하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딱 공기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꽃친이 끝나기 전에 그 때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고, 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처음 얘기 시작해 준 채윤이한테 고맙고 서로 진심을 얘기해 준 꽃친 모든 친구들한테 되게 고마웠다. 나도 이런 서로 관계에 대한 문제에 대해 좀 더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면 좋았을걸, 하고 반성도 좀 했고. 고민하고 걱정하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하다.


여행 다녀와서 우리 모두 더 가깝고, 더 친해진 것 같고, 기억하는 여행 중 가장 재밌었던 것도 같다. 지금 이렇게, 며칠간 여행기를 써보니까 생각할수록 좋고 재밌는 기억밖에 안 나는 것 같고. 다시 가고 싶다.

꼭! 다시 가고 싶다 너무 소중하다 이 기억들이......

하루하루가 매일 하루가 짧으면서도 길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하루가 길면서도 너무 즐거워서 시간이 빨리 갔던 것 같다. 일들 하나하나를 다 기억하고 싶어도 힘들다ㅎㅎ

그래서 꽃친 친구들 여행기를 다 읽어보고 싶다.  될 수 있다면?? 히히 지현이 채윤이 지우 의영이 영지 유진이 강은이 또 같이 못가서 아쉬운 혜진이 지인이 희연이 또 병구쌤 수진쌤 예지쌤 진짜 수고하신 한웅피디님 남열피디님 여행하면서 만난 일행들 모두 감사하고 같이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사랑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