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청소년 갭이어 [꽃다운친구들]

꽃다운친구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1년의 갭이어를 선택한 청소년과 그 가족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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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 생활

꽃다운발걸음: 11월 제주를 걷다

jjanghyuna 2018. 11. 20. 01:22

3기 꽃다운친구들이 만난 지도 어느덧 10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일년 쉼의 기간동안 꽃치너들은 자.봉.여.관.으로 활발한 공동 방학생활을 보냈습니다. 

그 중 올해 꽃친 3기는 유난히 여행을 많이 다녀왔어요. 오티캠프를 시작으로 우리가 다녀온 길고 짧던 여행을 헤아려보니 무려 7번이나 됐답니다! 

그리고 어느덧 꽃치너들이 올해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지는 제주도입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며 꽃치너들이 직접 기획하는 여행을 경험해보았죠! 무려 7번의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여행 기본기 준비 레벨업이 되었는데요- 

이번 제주여행 일정 계획에도 꽃치너들의 참여로 이루어졌습니다. 가고 싶은 곳, 맛집 등을 지도에 동선으로 표시하며 일정을 짜보았어요. 

친구네 집에 모여 제주여행 준비하는 꽃치너들 (뭔가 되게 열심히 하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이번 여행은 무조건 소비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최대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경험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a.k.a. 톡투유)으로 일정을 가득 채워보기로 했습니다. 

존재의 행복을 누리는 여행이랄까요? 지난 해외여행 경험상 비싼 입장료를 내고 보았던 아쿠아리움보다 같이 길 위에서 자연의 풍경을 보면서 걸었던 것이 더 기억에 남고, 또 캠핑가서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옹기종기 모여 저녁 시간마다 서로 진솔한 대화를 나눴던 톡투유 시간이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이죠! (함께하는 여행의 진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들이었죠?)

8번째 여행으로 또 level-up 된 것이 있다면 짐 싸는 법! 간소하게 필요한 것만 챙기는 것을 배웠습니다. (때론 필요한 것도 두고 올 때도 있지만-,-) 첫 오티캠프 때 1박 2일에도 캐리어를 가져왔던 친구들... 이제는 캐리어없이 배낭만으로 4박 5일 일정도 OK (사실 이것만으로도 꽃친쌤은 감격ㅜ.ㅜ)


 DAY1

그렇게 조금 가뿐한 발걸음으로 우리는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도착한 첫날! 제일 먼저 들린 곳은  공항 근처 함덕해변 ! 

맑은 제주 날씨가 우리를 환영해 주었어요:)

그리고 곧장 4.3평화공원을 향했습니다. 제주 첫날부터 마음이 조금 무거워질 수 있는 곳이지만, 제주도에 왔다면 꼭 알고 가야 할 곳이죠. 4.3사건은 해방이후 혼란스러운 시기에 제주도민들이 정지, 군사적 이해관계로 인해 빨갱이로 내몰려 무참히 대량 학살당한 사건입니다. 제주도의 4.3 사건에 대해 꽃치너들도 잘 몰랐지만, 이번 계기로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알았던 제주도 땅에서 일어난 우리 민족의 마음 아픈 역사를 알게 되는 뜻깊은 방문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역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그리고 5일간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숙소에 짐을 풀고, 여행지에서만의 특별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누는 이야기 시간을 가졌답니다. 

숙소에 등장한 제주 감귤소년 



DAY2 

둘째 날은 올레길 걷는 날입니다. 미리 많이 걸을 예정임을 알려주고 편한 옷과 신발, 물통 등을  단디 준비시킨 쌤들 !! 우리가 걸었던 코스는 아름다운 해안 절경으로 알려진 올레 6코스 (쇠소깍~서귀포시장) 입니다.

아름다운 올레길을 그냥 걷기 아쉬우니 구간을 나눠 특별한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대화하지 않고 핸드폰도 없이 침묵으로 걷는 시간, 둘씩 짝지어서 걷는 시간으로 올레길을 걷는 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죠! (힘들긴 해도^^;) 침묵으로 걷는 시간은 내향형 친구들이 유난히 잘 해냈습니다 :-) 몇몇 친구들은 시작 전부터 말하지 않고, 핸드폰도 보지 않고 어떻게 버틸지 걱정했지만, 모두 침묵의 시간을 도전해봤습니다. 여행지에서 산책하는 것은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침묵으로 걸으며 톡투미 했던 경험으로 자신에게 질문하고 성찰하는 것을 연습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올레길 6코스 시작점 쇠소깍에서! (쌩쌩하고 상콤했던 친구들)


올레길 표시 리본을 잘 따라가보자!

올레길에서 다시 등장한 감귤소년 Hi~? 

침묵하며 올라갔던 제지기 오름 

누구와 짝이 되어도 좋았던 짝꿍과 걷는 시간 


그리고 올레길 중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는 소천지에 다 닿았습니다. 화산분출에 의해 해안가에 자연적으로 생겨난 지형이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고 하여 '소천지'라고 이름 붙여졌답니다. 백두산 천지를 직접 보고 와서 소천지 앞에 서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백두산 여행을 소환하는 소천지 앞에서 신난 꽃치너들~

3월에 배웠던 클라이밍의 감각을 최대한 살려 (과연?ㅋㅋ) 소천지 주변 커다란 바위 위를 이리저리 오르며 실컷 놀다가 또 길을 나섰습니다. 이날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덕분에 길을 걷는 중간중간 멈추고 싶던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설렁설렁-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춰도 되는 것이 올레길의 매력! 햇살이 바다에 부서지는 풍경에 감탄하며 걸으니 어느새 고지가 눈앞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활동 삼매경!


도착지에 다 와 갈 때쯤 도대체 끝이 어디냐며 꽃친쌤을 살짝 원망하는 듯(?) 힘겨워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꽃치너들에게 모두 박수! 

원래 3~4시간 코스로 알려진 6코스이지만 우리는 오전 11시에 시작하여 오후 5시가 다 되서 마쳤습니다. (중간에 점심도 먹고, 놀고 한 눈 파느라..ㅎㅎ)

함께라는 방법으로 완주할 수 있던 올레길!

마지막 코스인 올레시장에서 맛난 음식들을 사와서 숙소에서 나눠 먹으며 하루의 고단함을 풀었답니다. 


마치 1년의 방학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걸으면서 멈추고, 쉬고, 감탄하며 느리게 길을 걷는 즐거움을 온 몸으로 경험했던 하루입니다. 


DAY3

꽃치너들이 짠 일정으로 가득했던 셋째 날입니다. 전날 올레길로 고단했을 텐데 아침 일찍 자발적으로 가고 싶은 친구들만 가기로 했던 오름! 글쎄 거의 모든 친구들이 함께 숙소 근처 군산오름을 올랐어요. 이른 아침 공기 마시면서 오름을 오르니 올레길 완주와는 또 다른 뿌듯함! 

일찍 일어난 자, 멋진 경치를 실컷 감상할지어다!

오전엔 산방산과 추사 김정희관을 구경하고 친구들이 찾은 맛집인 고기 국수집에 가서 맛나게 점심을 먹은 뒤, 곶자왈 환상숲에 갔습니다. 구연동화 같이 재미있는 숲해설을 해주셔서 곶자왈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던 나무들을 구경하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던 시간이었답니다.

그다음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찾은 곳은 금오름입니다. 효리네 민박에서도 나와서 유명해졌다죠?! 금오름을 간 이유는 바로 일몰을 보기 위해서죠! (시간맞춰 가는 센스~) 

이 날은 1일 2오름 했던 날입니다. 저무는 태양을 붙잡으려 열심히 올라간 친구들~ 정상에서 아름다운 자연 색으로 물든 선물같던 일몰 하늘을 감상할 수 있었답니다. 

2018년 11월 13일의 마지막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가는 것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했어요. 

붉게 물든 태양 아래에서 점프샷!




DAY4

우도를 가기로 계획한 날~ 맑은 날에만 갈 수 있다는 우도에 가기 딱 좋은 날씨를 맞아 기분 좋게 우도행 배를 탔습니다! 

우도에는 차를 타고 들어가지 못해서 이 날도 열심히 걸어다녔답니다. 덕분에 우도 마을 길 따라 더 많이 걷고, 우도 버스도 타봤어요. (추천~!) 

가장 먼저 걸어갔던 곳은 산호해변이라 모레와 바다색깔이 제주에서도 으뜸인 서빈백사 해변~


11월이지만 날씨가 워낙 따뜻해서 두 발을 바다에 담갔습니다. 인생샷도 찍고, 예쁜 돌도 줍고, 책도 읽으면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요한 건 다 같이 평화롭고 행복했다는 사실:) 

각자 즐거웠던 서빈백사 해변에서의 시간

서빈백사에서 놀다가 점심으로 모두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한라산 볶음밥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우도에 왔다면 꼭 가봐야 할 우도봉에 갔습니다. 

우도봉에 오르기까지 휘청휘청 다리에 힘이 풀리고 숨이 찼지만 열심히 올라 만난 우도 등대에서 본 파란 풍경으로 힐링~!


꽃친3기 사진전문가 하리보 작품 (ft. 파란나라)

내려와서 멋진 경치 앞에서 먹는 우도 땅콩아이스크림은 꿀맛


DAY5

마지막 날 떠날 때가 된 것을 알았는지 맑았던 제주에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서 계획했던 야외일정을 변경했어요.

그 대신 꽃치너들이 간 곳은 한때 국민학교 였던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카페~ 

이 카페는 그냥 카페가 아니라 소품샵도 있고, 갤러리도 있는 곳입니다. 갬성 꽃치너들 취향 저격! 아기자기한 소품샵에서 요번 제주여행의 기념이 될 만한 소소한 기념품과 가족들을 위한 선물도 사면서 집에 돌아갈 마음의 준비를 했답니다. 그렇게 비가 오는 제주에 어울리는 마지막 코스를 즐긴 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여행의 마무리는 기념품 사는 재미로 쏠쏠~


1년 방학을 마무리 기 전 마지막 여행이라 그런지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하고 아까웠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기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감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길 위에서 재잘재잘 나누었던 우리의 이야기도 함께 보았던 노을과 파란 바다도 모두 오래도록 기억될 거에요.

존 러스킨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삶, 즉 사람의 힘, 기쁨의 힘, 감탄의 힘을 모두 포함하는 삶 외에 다른 부는 없다. 

진짜 부유한 사람은 감탄할 것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걸으면서 문득 발견한 것들에 유난히 많이 감탄할 수 있던 이번 여행-

함께 길을 걸었던 든든한 친구들과 함께 마음이 행복한 진짜 쉼을 누렸던 시간으로 오래오래 남겨져서 여행이 아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행복한 청소년이 되길 바랍니다. 


놀멍  놀멍 봅서~  쉬영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