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청소년 갭이어 [꽃다운친구들]

꽃다운친구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1년의 갭이어를 선택한 청소년과 그 가족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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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 생활

휴먼라이브러리: 음향 엔지니어 황병준님을 만나다

jjanghyuna 2018. 6. 15. 20:13

꽃다운친구들은 다양한 만남 속에서 진짜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꽃친의 프로그램 중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어른들과 만날 기회를 갖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휴먼라이브러리'

휴먼+라이브러리라는 단어에서 느낌이 오시나요?  활자의 책이 아닌 사람이 책이 되는 신개념 사람 도서관!

사회 속에서 생동감 있게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지혜를 얻는 시간이죠!  

많은 인물 리스트 중 꽃치너들이 고심해서 선정한 5월의 휴먼라이브러리의 주인공은 음향 엔지니어 '황병준 선생님'입니다.

황병준 선생님은 필드 레코딩을 전문으로 녹음하는 음향 엔지니어입니다.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상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수상하셨다고 하네요. 와우!

(이번 계기로 꽃치너들은 그래미상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답니다>_<)

영화 음악은 물론 수많은 유명 가수들과 음반 녹음 작업도 담당하셨다고 해요~

꽃친의 휴먼라이브러리 진행 과정 엿보기

1. 선정된 인물을 미리 조사하고 섭외 메일을 씁니다. (집단 지성의 힘으로!)

2. 꽃친의 소개와 만나고 싶은 이유를 전달하고 만날 시간과 장소, 진행시간을 알려드립니다.

3. 궁금한 질문들을 정리하여 방문 전에 메일로 전달합니다.

4. 기대하는 마음으로 만남을 갖고,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기록합니다. (사진&영상 등)

5. 만남에서 느낀 점, 배운 점을 친구들과 나누고 기억합니다.

공들여 작성한 우리의 섭외 메일에 황병준 선생님께서는 녹음실 스튜디오로 초대해주시는 답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황병준 선생님을 철저히 뒷조사한 후(?) 인터뷰 질문지를 들고 녹음실을 방문하였습니다.

녹음실에서 처음 보는 기계들과 고가의 스피커를 앞에 두고, 황병준 선생님께 현재의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과정 및 음향 엔지니어의 일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선생님의 경험이 담긴 답변을 들었고, 특별히 고가의 스피커로 그래미상을 받은 음악부터 황병준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한스 짐머의 영화 음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진지한 음악감상의 현장!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따라가 보아라.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실패의 경험도 훗날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다. 청소년 시기부터 쌓인 시간과 열정, 추억이 결국 나를 도와줄 것이다.

올해 1년을 쉬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다면 좋지만, 1년의 방학 동안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

지금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언젠간 만나게 될 것이다. 인생은 길다!

황병준 선생님이 1년의 방학을 보내는 꽃친에게 해 주신 인생 조언입니다. 그리고 그 조언에 딱 맞는 엔딩 곡으로 직접 녹음하신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 노래를 들려주셨습니다. 꽃치너들은 이 날 인생 최고의 귀 호강을 했답니다 :-)

휴먼라이브러리 후 꽃치너들은 각자 무엇을 느꼈을까요? 꽃치너 중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 필프의 어머님이 쓰신 감동의 글을 후기로 나눠봅니다.

 

그 선생님의 작업실에 들어섰을 때
아이는 심장이 두배로 빨리 뛰었다고 합니다.
황병준 선생님은 우리 아이처럼,
당신의 청소년기에도 힙합보다는 클래식을 더 많이 들었다며
아이의 음악 취향을 기꺼이 지지해 주셨다고 합니다.

(중략)

황병준 선생님은, 다 휘어진 이어폰에

투명테입을 붙이고
하루종일 한스 짐머의 음악을 듣고 또 듣는,
그러다 다른 음악이 듣고 싶으면
베토벤이나 쇼팽,

요즘은 한창 러시아 작곡가에 빠져 있는,
남들은 아침 일찍 학교 간다고 분주한 시간,
새벽같이 일어나 좋아하는 음악 한바탕 듣고
엄마가 아침 먹어라- 부를 때 까지,
솔과 레가 잘 짚어지지도 않는

낡은 피아노를 즐겁게 연주하는
이 시골 아이를 위해
그 고가의 스피커들 심장을 두드려
드디어 아이의 "Time" 을 들려주셨다고 합니다.

그 음을 들었을 때,
아이는,
"음들이 모두 살아서 나한테로 왔다" 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데 저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며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런 세계를 열어주신
꽃친 선생님들께 머리를 숙여 감사하고 싶었습니다.

김기석 목사님은
지난 삼위일체주일의 설교 <은총의 깊이> 에서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은 결국 이런 마음 하나 얻기 위한 것이 아닐까" 라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저는 바로 공감이 되었어요.
결국 우리가 아이들을 길러가는 것은 아이들이
이렇게 살아서 제게로 벌컥벌컥 다가오는
숨막히는 음악 한번 제대로 듣게 해주려는 것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
(중략...)

 

남다른 예술적 감성이 느껴지는 필프의 표현이 감동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상호작용하면서 꽃치너들에게 이러한 순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갖게 될 많은 만남에서 '자신만의 배움'을 얻어갈 수 있도록 꽃다운친구들은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맺기의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청소년만의 감수성이 풍부한 이 시기에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사람들을 탐구하고 마음껏 누리는 1년의 방학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꽃친의 5월 휴먼라이브러리 주인공, 황병준님을 기억하며